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월세 안심신탁에 참여하는 임대인의 모기지보증 한도를 현행 60%에서 70~75%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대신 집값이 떨어져 보증금을 못 돌려받는 상황이 오면, 그 원금 손실까지 HUG가 떠안기로 했습니다.
이달 말 첫선을 보이는 '전월세 안심신탁'을 앞두고 나온 조치인데요.
약정 규모는 벌써 1조 원을 돌파했고, 잠재적으로는 3조 원가량을 더 확보한 상태입니다.
이 확대, 오늘 갑자기 나온 얘기가 아니다
사실 이 LTV 상향은 오늘 처음 나온 얘기가 아닙니다.
지난 8월 말 HUG는 안심신탁에 참여하는 임대사업자의 LTV를 현행 60%에서 70% 수준으로 높여달라고 금융위원회에 요청해둔 상태였습니다.
LTV는 집값을 기준으로 금융회사에서 빌릴 수 있는 한도를 뜻하는데요.
이걸 올리려면 은행업감독규정을 개정해야 해서, 실제 '확정 시행'까지는 시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라면 이 대목에서 '확정 시행'이라는 말은 아직 이르다고 봅니다.
규정 개정이라는 행정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발표 시점과 실제 적용 시점은 다를 수 있어서요.

왜 HUG가 원금 손실까지 떠안으려 하나
HUG가 이렇게까지 부담을 늘리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최근 4~5년간 전세 사고와 전세 사기가 이어지면서 HUG가 대신 갚아준 보증금, 즉 대위변제액이 약 12조원에 달합니다.
기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사고가 터진 뒤 HUG가 대신 갚아주는 사후 구조였습니다.
반면 안심신탁은 처음부터 HUG가 보증금을 직접 맡아 관리하는 방식인데요, 사고 자체를 줄이는 대신 원금 손실 위험까지 떠안는 조건이 붙은 셈입니다.
최근 4~5년간 HUG가 대신 갚아준 전세금이 약 12조원입니다.
여기서 갈립니다.
사후에 대신 갚아주던 방식에서 사전에 직접 관리하는 쪽으로 넘어가는 것인데, 재정 부담을 줄이려다 다른 쪽 부담을 키우는 건 아닌지는 지켜볼 대목입니다.

임대소득세 '한 자릿수', 실제 공제는 얼마나
안심신탁에 가입하면 임대소득세를 한 자릿수로 낮춰준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현재 14% 수준인 주택임대 소득세를 한 자릿수까지 내리겠다는 건데, 구체적인 세율 자체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공제 기준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나와 있습니다.
필요경비를 공제한 뒤 산정한 금액을 기준으로 등록임대사업자는 400만원, 미등록 임대인은 200만원을 공제받는 구조가 검토되고 있습니다.
저라면 등록임대사업자와 미등록 임대인의 공제액 차이부터 챙겨볼 것 같습니다.
200만원 차이가 결국 등록 여부를 가르는 유인이 될 수 있으니까요.

세입자가 궁금한 '저리 대출',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안심신탁에 가입하면 전세대출 금리가 얼마나 낮아지는지가 제일 궁금할 텐데요.
HUG는 금융권과 '전월세 안심신탁 전용 저리 대출' 출시를 협의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안심신탁에 가입한 세입자에게 일반 전세대출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해 주거비를 줄여주겠다는 구상인데, 아직 금리 자체가 확정된 건 아닙니다. 협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특정 수치를 기대하기보다 진행 상황을 지켜보는 편이 낫습니다.

지금 확인해야 할 일정
HUG는 이달 말 임대인과 임차인 모집공고를 냅니다.
이후 11월에는 전세가격 검증과 약정 체결을 거치고, 내년 1월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일정입니다.
이에 앞서 HUG는 오는 22일 전월세 안정화기구 출범 현판식을 열고, 30일에는 공인중개사협회·신탁회사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예정입니다.
임대인이라면 모집공고가 뜨는 즉시 LTV 확대 여부와 소득세 공제 기준이 최종 어떻게 확정되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입니다.
세입자라면 저리 대출 협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조건을 미리 단정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모기지보증 한도가 오른다는 것 자체보다, 그 뒤에 붙은 원금 손실 부담과 12조원짜리 재정 배경이 이번 확대의 실체입니다.
세율과 대출 금리처럼 아직 확정되지 않은 숫자는 발표될 때 한 번 더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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