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GA투어가 직접 조명한 이름, 김시우
프레지던츠컵을 앞두고 PGA투어 홈페이지가 한 선수를 특집으로 다뤘습니다. 22일 공개된 기사 제목이 눈에 띕니다.
'승부욕 강한, 가끔 도발적인' 김시우가 인터내셔널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었는데요.
인터내셔널팀은 미국과의 맞대결에서 좀처럼 승수를 쌓지 못했습니다.
최근 대회마다 미국의 벽에 막혀 10차례 연속 무릎을 꿇었다는 게 이번 특집의 배경입니다.
그 흐름을 끊어야 하는 무대에서 김시우가 선봉장 자리에 섰습니다.

선봉장이 된 이유, 숫자가 말해준다
선봉장이라는 자리는 그냥 주어지지 않습니다. 이번 시즌 김시우의 기록표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데요.
시즌 누적 상금이 1027만1694달러(약 142억원)에 도달하면서 한국 선수 최초로 한 시즌 상금 1천만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PGA투어가 집계한 세부 지표에서는 어프로치 샷 타수 이득(SG: Approach the Green) 부문 1위에 올랐는데요.
그린 주변에서 평균 0.738타를 벌어들일 만큼 샷 정확도가 시즌 내내 안정적이었습니다.
통산 상금은 3693만8601달러(약 556억3000만원), PGA투어 전체 선수 가운데 48위입니다.
지난달 끝난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1차전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에서는 2위로 대회를 마쳤습니다.
이 정도면 기사가 말한 '전성기'라는 표현이 과장은 아닌 셈입니다.


'가끔 도발적인' 이미지, 사실 2017년부터였다
이번이 처음 붙은 수식어가 아닙니다. 김시우는 2017년 프레지던츠컵에 처음 출전해 1승 2패를 기록했는데요.
그때 이미 이 별명의 씨앗이 뿌려졌습니다.
당시 자신의 경기로 미국의 우승이 확정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김시우는 어려운 내리막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갤러리를 바라보며 입술에 손가락을 대는 '쉿' 포즈를 취했습니다.
승부처에서 침묵을 요구하는 도발이었죠.
이 장면 이후 미국 팬들은 그에게 "엉덩이를 흔들어, 시우"라는 놀림을 보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정작 김시우 본인은 한참 뒤에야 그 말뜻을 알아들었다는 일화도 함께 전해졌는데요.
첫 출전부터 만들어진 이 장면이 지금까지 그의 이미지를 설명하는 단어가 됐습니다.

혼자였던 2022년, 이제는 팀을 이끄는 자리로
두 번째 출전은 5년 뒤인 2022년이었습니다.
이때는 단장 와일드카드로 선발됐고, 이경훈과 나란히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당시 김시우는 이런 소감을 남겼습니다.
"5년 전엔 한국 선수 혼자라 외로웠는데, 이번엔 함께할 선수가 있어 든든하다"는 취지의 인터뷰였습니다.
2017년 홀로 나섰던 무대에, 5년 만에 동료와 함께 서게 된 소감이었죠.

세 번째 출전이었던 2024년에는 김주형과 한 조를 이뤄 포볼 경기에서 승리를 따냈습니다.
16번 홀에서는 동점을 만드는 칩인 버디를 잡아낸 뒤, 좋아하는 농구 선수 스테판 커리를 흉내 낸 세리머니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요.
혼자 나섰던 2017년, 동료를 반겼던 2022년을 지나 이번이 벌써 네 번째 출전입니다.

2026 프레지던츠컵, 언제 어디서 누구와
2026 프레지던츠컵은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메디나 컨트리클럽 3번 코스에서 열립니다.
인터내셔널팀 단장은 제프 오길비(호주)가 맡았는데요.
출전 선수로는 김시우, 임성재, 김주형(이상 한국), 마쓰자카 히데키·히사쓰네 료(이상 일본), 라이언 폭스(뉴질랜드), 애덤 스콧·이민우(이상 호주) 등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국 선수가 3명으로, 인터내셔널팀 내 최다 국가 인원인데요.
역대 전적에서 미국이 13승 1무 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치러지는 대결입니다.


2017년 혼자 쉿 포즈를 취했던 선수가, 2022년엔 동료와 함께 웃었고, 이제는 선봉에서 팀을 이끄는 자리까지 왔습니다.
시즌 상금 142억원, 어프로치 지표 1위라는 숫자가 그 자리를 뒷받침하고 있는데요.
10차례 연속 미국에 막혀온 인터내셔널팀, 이번엔 김시우의 승부욕이 그 흐름을 끊어낼 수 있을까요.
메디나 컨트리클럽의 나흘이 그 답을 말해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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